도서 <사랑의 기술>의 저자 에리히 프롬은 사람들이 사랑을 배우지 않는 이유는 사랑하는 것은 쉽고, 사랑하는 대상을 만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착각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언젠가 운명의 상대를 만나 동화 같은 사랑이 펼쳐질 것을 기대하죠.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배우고 익혀야 하는 기술입니다.
좋은 ‘대상’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관계를 건강하게 맺어가는 ‘기술’을 배워야 합니다.
‘나’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상대’와 조화를 맺어가는 방식을 익히고 싶으신 분들께 <사랑의 기술>을 추천드립니다.
FIRO-B는 Fundamental Interpersonal Relations Orientation - Behaviour의 약자로 윌리엄 슈츠(Dr. William Schutz)가 개발한 심리검사입니다. 54개 문항으로 구성된 이 검사는 인간관계의 핵심이 되는 3가지 요인(소속/통제/정서)를 표출/기대 차원으로 나누어 총 6개의 cell을 통해 대인관계욕구와 행동을 설명합니다.
상호조화성은 조화를 이루면서 상호 공존하는 능력 즉, 서로 만족하는 관계를 의미합니다. 사람들의 욕구가 관계에서 충족되는 정도를 알 수 있습니다.
상호조화성을 계산하는 방법은 A라는 사람의 프로파일과 B라는 사람의 프로파일 결과의 표출/기대 값을 절대 값으로 빼면 계산할 수 있습니다.
위의 이미지를 한 번 살펴보실까요? 다소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막상 계산해 보면 간단합니다. 각자의 FIRO-B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척도별 표출/기대 점수를 빼주고 절대값으로 더해 주면 해당 척도의 조화성을 알 수 있습니다. 각 셀은 0~9점이 최대값이므로 상호조화성은 0에 가까울 수록 좋다고 봅니다. (9점이 넘어가는 영역에 대해서는 서로 노력이 더 필요한 부분으로 봄)
예를 들어 위 사례의 소속 욕구 관련 아내와 남편의 상호조화성은 4점으로 서로 욕구를 충족하기 좋은 프로파일로 해석합니다. 아내 분의 경우에는 자신이 필요한 모임에 대해서 만들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적극적으로 초대하는 반면에 누군가 모임을 초대한다면 선택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남편의 경우에는 모임을 초대하는 등 소속욕구 관련 표출은 낮지만 모임에 초대해주면 기꺼이 참여해 주는 모습을 보입니다.
위 사례는 저와 저의 남편의 사례인데요. 연애 초반에 저는 제가 만나는 친구 모임에 곧잘 남자친구였던 남편을 초대하였습니다. MBTI 검사 결과에서 내향을 선호하는 남편이 모임에 초대할 때마다 참석하는 것이 저는 신기하기도 했는데요, FIRO-B 검사를 통해서 새로운 사람과 정보를 교류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1순위인 것을 알고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반면 남편은 본인의 친구나 직장동료 모임에 저를 초대하지 않았는데, 저는 모임을 초대받고 싶어하는 기대욕구가 낮았기 때문에 이 또한 관계 내에서 만족스러운 부분 중에 하나였습니다.
이처럼 상대와 자신의 대인관계욕구를 이해하게 되면 상대방의 이해할 수 없었던 행동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상호조화성 점수가 높다고 해서 사이가 다 나쁜 것도, 낮다고 해서 다 좋은 것도 아닙니다. 해석은 훈련 받은 전문가를 통해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알쏭달쏭했던 둘의 관계를 깊이 있게 알고 싶다면 MBTI와 함께 FIRO-B 검사도 추천드려요. MBTI만으로 알 수 없었던 대인관계 행동들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게 될꺼에요.